사회

대한민국에서의 공정함?? 3편(MZ세대의 입장에서)

느루 2022. 1. 9. 18:29

요새 회사 일과 이것저것 공부할 것들, 그리고 운동까지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글을 못 적었는데...

 

3편을 오늘에서라도 써서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3편으로 공정함을 예단 내리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땅 면적은 작지만 역사도 깊고 민주화와 경제성장 속도로 보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으로 다이나믹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한꺼번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편에서 언급한 자본 소득을 언급하려고 한다. 이건 조선시대 후기부터 시작된 자본주의의 역사와도 함께 한다. 조선시대가 폐막을 내리기 전 돈이라는 것이 신분사회를 종결 짓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남한의 경우 6.25 전쟁 이후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으면서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지금의 남한은 자본주의가 나라의 큰 근간이 되어버렸다.

 

1960년대부터 대한민국은 고도 성장기를 경험했다. 박정희의 경제개발계획으로 계획적인 수출 경제 국가가 되어버렸고 그 과정에서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자본이 축적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 정부와 같이 성장한 재벌이라는 개념도 탄생했고 땅 몇 개 잘사서 부자가된 30~50년대생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재벌들은 논외로 치고) 현재 70~100세 사이인 20~50년대생들 중 고도성장의 과실을 잘 캐치하면서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나타났고 이들이 베이비붐 세대를 낳기 시작한다. 그리고 베이비붐 세대는 20~50년대 초반생들의 부가 축적되는 과정을 같이 보고 자란 사람들이 많다. 즉 어렸을때는 가난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20~50년대초반생들 만큼은 아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진정한 자수성가라는 개념을 본 세대이며 교육도 어느 정도 받았다.(아닌 사람도 있지만 20~50년대 초반생들에 비하면 양반이다.) 실제로 나는 못 살아도 너는 공부해라라는 개념이 국민 전체적인 머릿 속에 하나의 개념처럼 자리 잡힌 건 베이비붐 세대다. 그리고 이들은 자본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IMF,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굵직 굵직한 사건들을 전부 경험한 세대다. 이 과정 속에서 진정한 자수성가형 인간들이 다수 태어난다. IMF가 매우 중요하다. IMF 때 나락으로 떨어져서 회복하지 못한 베이비붐 세대원과 이를 잘 캐치하여 성공한 세대원,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다시 한번 재기한 세대원으로 나눠지기 때문이다. 나락으로 떨어진 베이비붐 세대원들의 자식들은 보통 MZ세대들이 흙수저가 되었다. 한번의 나락도 없이 모든 기회를 잘 캐치하여 성공한 베이비붐 세대원들은 일명 금수저를 MZ세대원들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되었다. 그 외 다시 한번 재기한 베이비붐 세대원들은 동수저와 은수저를 MZ세대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여기서 MZ세대들은 의문을 가진다.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이루고 살아서 갈 수 있는 사회적 성공의 끝은 어디인가? 그렇다면 나의 꿈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 것인가? 타고난 환경을 가진 자들과의 시작점이 너무나도 차이나는 이 상황에서,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의 숫자가 60년대에 비해 상당히 많아진 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결국 이 사회는 공정한 것인가? 라는 의문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사실 MZ세대에게도 경제적인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는 한 번 왔다. 코로나 위기를 전후로 하여 급격한 가격 상승이 발생한 암호화폐, 그리고 주식. 이 두가지 투자 수단을 잘 이용하여 돈을 번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실제로 강남에 사는 젊은 사람들 중 일부는 이렇게 돈을 벌어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자유를 실현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소수다. 그와 반대로 잃은 사람들도 많다. 어차피 제로섬 게임인 금융시장에서 누군가는 잃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일반적인 MZ 세대가 보기에 이 사회는 어떤 것인가? 상당히 많은 주변 MZ세대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부모의 환경이 너무 중요해졌다고." 물론 아니라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떤 부분에서는 이 대답에 대해서 반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부모의 환경이라는 것이 중요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영역이 훨씬 커진 건 팩트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기술도 발전했고 그에 따라서 돈이 제공해줄 수 있는 서비스의 영역도 과거에 비해 너무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단지 돈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사회적으로 얻을 수 있는 편리한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손 하나만 까딱하면 되는 것들이 예전에 비해 많아진 것이다. 그리고 실패를 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부모세대의 부의 수준도 예전에 비해 더 커졌다.

 

그러다보니 다른 어떤 세대보다 평균적으로 교육을 잘 받은 MZ세대 입장에서는 '공정함'이라는 것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이런 노력을 해서 이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었는데 너는 어떻게 그정도의 노력으로 그만큼의 대가를 얻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사실 세상살이라는 것이 본인의 절대적 행복과 만족감을 기준으로 살아야 적정수준의 만족감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일진데 사회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주변에 좋은 환경을 가진 친구들이 회사에서도, 사업에서도, 결혼에서도 인생의 중요한 부분들에서 편안하게 사는 모습이 계속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글쎄. 통일정도 되는 큰 성장동력이 없다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가 부를 낳기 때문에 어느정도 수준 이상으로 쌓인 부는 무너지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위기의 순간에 중앙은행이라는 소방수가 돈을 풀어주는게 하나의 컨센서스가 되어버린 이 시점에서 IMF와 같은 충격이 와도 옛날과 같이 대기업 여러개가 한꺼번에 도산하는 일은 나타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 제기한 이유들로 MZ세대에게 '공정함'이라는 단어는 민감한 주제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들도 결국에는 기득권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다음 세대를 위해 희생할 것인가? 이런 사회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아마 이전 세대보다 더욱 더 본인과 가족의 부를 지킬 것으로 생각된다. 좋은 것들을 누려서 좋은 것들만 본 사람들은 지키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고, 어렵게 사회적,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들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본인이 가진 것들을 지키는 것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결국 기성세대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더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공정함에 의문을 제기한 세대는 나이가 들면 공정함을 지키는 척하지만 본인의 이익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그런 세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기성세대들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하게 된다. 이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들의 최적화 행태라면 어떻게 이 고리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사실 MZ세대가 생각해야할 진정한 주제이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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